'삼성 잔류' 백정현 "아내가 이사하지 않게 해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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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잔류' 백정현 "아내가 이사하지 않게 해줘 고맙다고…"

베링 0 828 2021.12.15 15:22

삼성과 4년 총 38억원에 FA 계약…"잠깐 고민은 했었죠"

프로야구 삼성, 내부 FA 백정현과 4년 최대 38억 원 계약
프로야구 삼성, 내부 FA 백정현과 4년 최대 38억 원 계약

(서울=연합뉴스) 왼손 투수 백정현(오른쪽)이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뒤, 원기찬 대표이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5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베테랑 왼손 투수 백정현(34·삼성 라이온즈)의 아내 김주은 씨는 남편이 삼성과 잔류 계약을 하자 "이사하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백정현도 2007년 입단해 올해까지 15년째 뛴 삼성에서 '4년' 더 뛰게 된 것을 기뻐했다.

삼성은 15일 "자유계약선수(FA) 투수 백정현과 4년 총 38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백정현은 계약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삼성에 남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진심이었다"며 "원하는 대로 계약을 마쳐 기쁘다"고 했다.

마음이 살짝 흔들릴 때도 있었다.

백정현은 "FA 자격을 처음 얻어서 계약 과정을 잘 몰랐다. 정말 금방 계약하게 될 줄 알았다"며 "에이전트가 '다른 팀에 갈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는 고민을 좀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론은 '삼성 잔류'였다.

백정현은 "FA 자격을 얻고 처음 마음먹은 대로 삼성에 남기로 했다. 삼성을 떠나면 너무 마음 아플 것 같았다"며 "계약을 마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투하는 삼성 선발 백정현
역투하는 삼성 선발 백정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시속 140㎞ 중후반까지 나오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까지 1·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머물렀다. 2010년 삼성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2011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다시 뒷걸음질 쳤다.

재활을 마친 2013년부터 백정현은 붙박이 1군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7년 시즌 중반부터는 선발 등판 기회가 잦아졌다. 2018년에는 단 두 차례만 중간계투로 나서고, 23차례 선발 등판했다.

백정현은 '붙박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2019년에는 5, 6월 깊은 부진에 빠져 전반기를 4승 9패 평균자책점 4.79로 마쳤다.

그는 언제든 선발진에서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안고 후반기를 치렀고, 4승 1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반등했다.

백정현의 2019시즌 성적은 8승 10패 평균자책점 4.24다.

2020년 백정현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고, 2021년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선발 경쟁을 했다.

선발 경쟁을 뚫은 뒤 백정현은 기복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그가 올해 남긴 성적은 화려하다.

2021년 백정현의 성적은 27경기 157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이다.

올해 개인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며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5.27로 전체 2위였다.

최고 투수상 받은 백정현
최고 투수상 받은 백정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성적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치만 유지하면 백정현은 'FA 모범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백정현은 그 이상을 원한다.

백정현은 "올해 느꼈던 것을 보완해서 2022년 '새로운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시즌을 잘 치른 백정현은 지난달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⅓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삼성은 3-10으로 패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백정현은 "두산과의 PO 2차전에서 교훈을 얻었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해도 변화하지 않으면 공략당한다"며 "결과는 뼈아팠지만, 내 투수 인생에 큰 교훈이 됐다. 상대의 예측을 벗어날 수 있는 투구를 해야 한다. 이번 겨울에 기존 구종을 더 가다듬고,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등 더 좋은 투수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테랑 투수와의 FA 계약은 위험하다는 편견과도 당당히 맞설 생각이다.

백정현은 "나이가 들면 구속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구속만으로 타자를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나만 해도 33살인 올해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고민하고, 변화하면 나이가 들어도 제 몫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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