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이랜드FC 정정용 감독 "웃는 사진은 찍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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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이랜드FC 정정용 감독 "웃는 사진은 찍지 말아주세요"

베링 0 465 2022.01.13 07:11

지난해 9위 부진…"우리가 좋은 성적 내야 한국 축구도 발전"

정정용 서울 이랜드FC 감독
정정용 서울 이랜드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귀포=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제가 웃는 모습을 보시면, 팬 분들은 제가 '정신줄' 놓은 줄 아실 겁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팀의 전지 훈련을 지휘하는 프로축구 K리그2 서울 이랜드 FC 정정용(53) 감독은 1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마련한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웃는 사진은 안 찍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19년 12월 이랜드 사령탑에 부임한 정정용 감독은 첫 시즌인 2020년 2부 리그 10개 팀 가운데 5위에 올랐다. 당시 3∼5위인 경남, 대전, 이랜드가 승점 39로 동률이었는데 다득점에서 밀린 이랜드가 5위가 됐다.

프로 데뷔 시즌 성적으로는 준수한 편이라고 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이랜드는 9위로 순위가 밀렸다. 이번에는 최하위 부천과 승점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겨우 '꼴찌'를 면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12월 최철우 수석코치를 선임하는 등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전면 개편하며 2022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을 맞는 정정용 감독으로서는 웃음을 보이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낄 정도로 이번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정 감독은 "3일부터 제주에서 훈련을 시작했는데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조직적으로 잘 맞추겠다"며 "팀이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감독 3년차'라는 말에 "세월이 금방 지나간다"며 "여러 말보다 행동과 결과로 나타내야 하는 해인 만큼 그렇게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1부 승격과 무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가 부진한 성적에 그쳤던 아픔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정 감독은 "2년 차 때 겁도 없이 여러 얘기를 했었다"고 돌아보며 "그런데 결과적으로 같은 K리그2 전남 드래곤즈가 FA컵에서 우승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나가게 된 만큼 아주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보다는 선수들이 가진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 감독의 일"이라며 새 시즌 도약을 별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 이랜드FC 윤보상, 정정용 감독, 김인성.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 이랜드FC 윤보상, 정정용 감독, 김인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시즌은 이랜드가 2015년 창단 후 줄곧 홈 경기장으로 썼던 잠실을 떠나 목동에 새 둥지를 틀며 '제2의 출발'을 알리는 해이기도 하다.

정 감독은 "목동이 우리 희망의 땅이 되면 좋겠다"며 "외국인 선수 영입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는 더 높은 자리에 있겠다"고 말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고 그해 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그는 당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을 구원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첫 시즌인 2020년 5위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9위로 밀린터라 올해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정 감독은 "사실 처음 이 팀에 올 때는 주위에서 만류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룹에서도 성적을 내려는 의지가 있고, 선수들도 열정이 있는 만큼 저만 잘해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낸다면 그게 한국 축구에도 발전이 될 것"이라고 어깨에 짊어진 막중한 책임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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