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한 시간에 첼시 팬들, 러시아 구단주 연호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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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한 시간에 첼시 팬들, 러시아 구단주 연호해 빈축

베링 0 787 2022.03.06 10:50

첼시 투헬 감독 "지금은 연대 의지 보여줘야 할 때" 비판

번리와 첼시의 경기가 열린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
번리와 첼시의 경기가 열린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전하는 시간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팬들이 러시아 구단주 이름을 연호해 빈축을 샀다.

토마스 투헬(독일) 첼시 감독도 "그럴 때가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행동을 한 자신의 팀 팬들을 나무랐다.

첼시는 6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번리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4-0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투헬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 첼시 팬들의 철없는 행동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20개 클럽은 이번 주말 열리는 경기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에 앞서 우크라이나에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번리와 첼시 선수들.
경기에 앞서 우크라이나에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번리와 첼시 선수들.

[AFP=연합뉴스]

각 팀 주장은 파랑과 노랑의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로 제작한 특별 완장을 차고 출전하며 킥 오프 전에는 모든 선수, 감독, 심판, 구단 스태프와 팬들이 함께 잠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간을 가진다.

경기장 대형 스크린과 그라운드 주변 LED 보드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을 배경으로 '축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Football Stands Together)는 문구를 표출하고 있다.

이날도 양 팀 선수들은 센터서클 주위에 마주 보고 서서 잠시 침묵 속에 우크라이나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중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우크라이나와의 연대에 함께했다.

하지만 이때 원정팀 첼시의 일부 팬들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번리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재벌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 구단을 인수한 뒤 과감한 투자로 첼시를 프리미어리그 신흥 강호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압박을 받아왔고, 결국 최근 첼시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며 첼시 팬들을 비판했다.

투헬 감독은 "우리가 연대를 보여줘야 할 때는 함께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구단, 또는 다른 구단의 중요한 사람이 불행하게도 죽으면 우리는 함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지금은 다른 메시지를 보낼 때가 아니다. 존중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우리는 한 클럽으로서 존중을 보여줘야 하고 우리 팬들도 함께 박수를 보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 이렇게 한다. 이 상황에서 다른 생각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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