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부터 위용 과시한 '사직 몬스터', 홈런 3개를 막아냈다(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성 단장이 첫 홈런을 막아냅니다."
김인태(두산 베어스)의 타구가 부산 사직구장 오른쪽 담장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지자 권성욱 KBS N 스포츠 캐스터는 이같이 말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홈구장인 사직구장의 외야 확장 공사를 단행했다.
외야를 넓히고 펜스를 높여 그동안 타자 친화적이었던 구장을 투수 친화적으로 변화시켰다.
새 구장 효과를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의 홈 개막전에서 두산과 롯데, 양 팀 타자들은 확 바뀐 야구장을 확실히 체감했다.
첫 타구부터 그랬다. 1회초 두산 선두타자 김인태의 타구는 맞는 순간, 누구나 홈런을 직감할만한 큼지막한 타구였지만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였다면 담장을 넘어갈 타구였고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 잠실구장이었어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사직구장은 홈런을 허락하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사직구장 개조 공사를 시작해 홈플레이트를 뒤편으로 2.884ｍ 옮겼다.
그만큼 외야 담장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좌우는 95ｍ에서 95.8ｍ로, 중앙은 118ｍ에서 120.5ｍ로 늘어났다.
외야 공간 자체는 여전히 잠실구장(좌우 100ｍ·중앙 125ｍ)보다 작지만, 펜스의 높이를 기존 4.8ｍ에서 6ｍ로 높인 게 홈런 억제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
김인태의 타구는 그렇게 높일 대로 높인 사직구장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져 홈런이 아닌 2루타가 됐다.
야구팬들은 확 높아진 사직구장 펜스를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의 '그린 몬스터(약 11ｍ)'에 빗대 '사직 몬스터'라고 부르는데, 이 말이 확 와닿는 순간이었다.
3회초 두산 선두타자 안재석의 타구도 펜스가 홈런을 막아냈다.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도둑맞은 안재석은 안타까움에 몸부림쳤다.
안재석은 2루에 도착한 뒤에도 야속하다는 듯 여러 차례 사직구장 펜스를 뒤돌아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동안 사직구장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야구장이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사직구장의 8년 평균 홈런 파크 팩터는 1085다.
파크 팩터는 구장이 타자 타격에 미치는 성향을 나타낸 지표다. 1000 이상이면 타자 친화 구장, 1000 이하면 투수 친화 구장으로 구분된다.
선수단 구성상,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가 적고, 성장시켜야 할 젊은 유망주 투수가 많은 롯데는 팀 특성에 맞게 홈인 사직구장을 개조했다.
이 작업을 주도한 성민규 롯데 단장은 홈런이 덜 나왔을 때의 손실보다 이득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8회말 롯데 안치홍의 홈런성 타구 역시 펜스를 맞고 떨어졌다. 단순 계산하면 롯데는 상대의 홈런 2개를 막아내고, 자신의 홈런 1개를 잃었으니 남는 장사였다.
지난해 8위를 기록한 롯데는 홈에서 31승 5무 36패로 홈 승률이 원정 승률(34승 3무 35패)보다 낮았다.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구장 특성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넓어지고 높아진 홈구장이 홈 승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한 새 사직구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도 관심을 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이 약 3개월간의 확장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홈플레이트가 본부석 쪽으로 정확히 2.884ｍ 내려갔다. 이에 따라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종전 중앙 118ｍ, 좌우 95ｍ에서 중앙 120.5ｍ, 좌우 95.8ｍ로 각각 2.5ｍ, 0.8ｍ 확대됐다.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KIA 타이거즈의 안방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121ｍ)와 거의 같아졌다.
또한 9개 구장 중 가장 높았던 4.8ｍ의 담장 펜스는 6ｍ로 더 높아졌다. 2022.3.7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