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 확대경] 마스터스 진짜 챔프는 우즈…온통 '고마워요, 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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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 확대경] 마스터스 진짜 챔프는 우즈…온통 '고마워요, 타이거'

베링 0 717 2022.04.11 05:09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구름 관중 앞에서 티샷하는 타이거 우즈.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구름 관중 앞에서 티샷하는 타이거 우즈.

[AP=연합뉴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타이거 우즈(미국)는 2022년 마스터스 골프 대회 챔피언에게 주는 그린 재킷은 걸치지 못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47위에 그쳤다.

하지만 마스터스 현장에서 보기에는 진짜 올해 챔피언은 우즈였다.

성적과 관계없이 2022년 마스터스는 내년까지도, 아니 어쩌면 영원히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로 남을 것 같다.

우즈가 처음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1997년 마스터스, 그리고 10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2019년 마스터스를 포함해 5차례 우승한 마스터스와 함께 말이다.

2022년 마스터스는 우즈가 불굴의 의지로 '인간승리' 드라마를 쓴 대회로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우즈는 불과 14개월 전 두 다리가 다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도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조던 스피스, 브룩스 켑카, 잰더 쇼펄레,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도 컷 탈락했다.

사고 뒤 석 달 동안 의료용 침대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었고 넉 달 전까지 목발을 짚고 다니던 그였기에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나흘 경기를 펼친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부상과 나이(47세)에도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펑펑 날렸고 예리한 아이언샷과 천재적인 쇼트게임 실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2022년 마스터스에서 드러난 우즈의 진가는 경기력에 국한되지 않았다.

우즈는 압도적인 이슈 장악 능력을 과시했다.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 대회를 통틀어 관심을 독점했다.

고르고 고른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조리 '투명 인간'처럼 존재감을 잃었다.

마스터스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례적으로 현지 날짜 월요일부터 떠들썩했다.

우즈가 공개적인 연습 라운드에 나섰기 때문이다.

마스터스 연습 라운드 사상 최다 관중이 몰렸다.

홀마다 티박스에만 1천 명이 넘는 팬이 따라다녔다.

마스터스 출전 여부도 밝히지 않았는데, 모든 시선은 우즈에게 쏠렸다.

다음날 마스터스 출전 결심을 밝히자 마스터스를 다루는 미디어는 '우즈 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소재로 수많은 기사를 쏟아냈다.

1라운드도 우즈, 2라운드도 우즈, 3라운드도 우즈가 주인공이었다.

최종 라운드도 다르지 않았다.

챔피언조 티오프 시간이 3시간가량 남아 있었지만, 현지 시간 오전 10시 50분 티오프한 우즈를 보려고 1번 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1만 명은 되어 보였다.

박수갈채와 응원 함성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떠나갈 듯 울려 퍼졌다.

18번 홀 두 번째 샷을 차고 그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늘어선 팬들은 발을 구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를 마친 뒤 18번 홀 그린을 벗어나 클럽 하우스로 걸어가는 길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우승을 확정한 챔피언의 행진처럼 보였다.

이날을 포함해 대회 기간 내내 팬들이 "힘내라, 타이거"와 함께 가장 자주 외친 말은 우즈의 복귀전이 어떤 뜻인지를 웅변으로 말해줬다.

그건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타이거"였다.

복귀해서 고맙다는 이 말은 팬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골프계 모두에 해당한다.

마스터스는 우즈의 복귀로 엄청난 홍보 효과와 입장 수입, 기념품 판매 수입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앞세운 슈퍼골프리그와 힘겨운 싸움을 앞둔 PGA 투어에도 우즈의 복귀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우즈의 재기는 장비, 의류, 골프장 등 골프 산업계에도 최고의 선물이 됐다.

2022년 마스터스는 '고마워요, 타이거'로 요약된다. 그는 등장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돈이 되는 '영원한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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