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6강 후보로 평가받은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초반 행보가 버겁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는 4연패를 당해 8위에, NC는 5연패 수렁에 빠져 공동 9위로 처졌다.
선두 SSG 랜더스가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는 등 10승 1패를 거둔 사이 kt는 2승 8패, NC는 2승 9패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NC와 kt 모두 SSG에 날개를 달아준 팀으로, NC는 안방 개막 2연전을, kt도 홈 3연전을 각각 SSG에 헌납했다.
부진한 원인은 터지지 않는 방망이 탓이다.
두 팀 모두 시즌 개막 직전 날벼락을 맞고 출발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중심 타자 강백호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다. 강백호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뼈가 부러져 재활을 거쳐 6∼7월에나 돌아온다.
N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양의지와 노진혁 등 주축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나중에야 합류했다.
개막 때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kt의 팀 타율은 0.229로 중위권, NC는 0.190으로 가장 밑바닥이다. 득점권 팀 타율은 0.195(kt), 0.155(NC)로 팀 순위와 비슷하다.
마운드가 그럭저럭 안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두 팀은 경기당 2.27점(NC), 3.1점(kt)에 불과한 득점에 발목이 잡혔다.
강백호의 이탈로 kt 타선의 짜임새는 전반적으로 헐거워졌다.
시범 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킨 새 이방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득점권에서 11타수 1안타로 고전 중이며, 주전 포수 장성우 역시 슬럼프에 빠져 타율 1할에 겨우 턱걸이 했다. 상·하위에서 골고루 터지던 예년의 모습이 사라졌다.
낯설게도 14일 현재 kt 팀 내 타점 1위는 박병호도, 라모스도, 황재균도 아닌 오윤석(7개)이다.
세 차례 영패와 네 차례 1점 차 패배는 NC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무기력하고 한 점에 쩔쩔맨다.
양의지는 17번의 타석에서 볼넷과 몸 맞는 공으로 두 번 출루 했을 뿐 안타를 못 쳤다. 노진혁도 볼넷 3개를 제외한 21번의 타석에서 안타 2개를 때렸다.
교타자 손아섭(타율 0.227)과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0.214)의 방망이에도 불이 붙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선두권과 더 멀어지면 레이스 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강철 kt 감독, 이동욱 NC 감독은 너무나 잘 안다.
우선은 중심 타자들이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기를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만, 무작정 인내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타자들의 타격 감각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사이클 그래프를 시즌 내내 그린다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 번 막힌 타선이 1년 내내 터지지 않은 SK(현 SSG), LG 트윈스의 사례를 보면 두 팀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